유선하 스카이아시아 회장의 뚝심
‘황금 바위’ 짜익티오 산에 개통
“현지인 100명 넘게 새 일자리 뿌듯
스님들 거주 공간 만들어 기부도”
미얀마 최초의 케이블카가 지난 15일 개통했다. 짜익티오는 미얀마인이 평생 세 번은 찾는다는 불교 유적지다. 해발 1100m 정상에 있는 황금 바위를 보러 매년 300만 명 이상의 순례객이 오간다. 절벽 가장자리에 놓인 높이 8m의 황금색 바위가 장관이다.
하지만 짜익티오를 오르는 길은 험난하다. 산 아래 집결지인 킨푼사칸에서 트럭을 개조한 간이버스를 타고 1시간가량 협곡을 올라야 한다. 2011년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착수한 미얀마는 짜익티오를 새로 단장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했다. 케이블카 건설도 그중 하나였다.
상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유 회장은 베트남·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를 누비며 현장을 배웠다. 1992년 미얀마에 첫발을 디딘 그는 잠재력을 높이 사 사표를 내고 아예 눌러앉았다. 20년 넘게 미얀마에 공을 들인 그에게도 케이블카 사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. 사업 수주 자체가 쉽지 않았다.
“‘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려면 케이블카가 꼭 필요하다’ ‘지역 경제를 살리겠다’며 설득했습니다. 미얀마에서 오래 사업을 하면서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꾸준히 쌓아둔 인적 자산이 결국 큰 힘이 됐습니다.”
미얀마 정부는 2015년 1월 그에게 사업을 허가했다.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업을 외국인이 따낸 것도 화젯거리였지만 ‘50+10+10(50년 운영권, 10년 단위 2번의 재계약)’이라는 계약 기간과 1에이커(약 4047㎡)당 100달러인 임대료도 파격적이었다. 순조로웠던 사업은 건설비용(약 200억원)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꼬였다.
“미얀마에서도 한국에서도 아무도 믿질 않는 거예요. 사기 아니냐고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죠. 오죽하면 양국 교류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청와대에 청원까지 넣었을까요. 토목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투자자가 나타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았죠.”
DA 300
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 탓에 건설 과정도 난관의 연속이었다. 기계가 들어갈 수 없는 밀림 곳곳에 전봇대를 세우는 일은 특히 어려웠다. 그런 와중에 그가 가장 신경 쓴 건 지역 주민의 마음을 얻는 일이었다.
“외지인이 와서 성지를 훼손한다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되니까요. 벌목한 양의 2배만큼 대체 수목을 했고, 계약서에 없었지만 100만 달러를 들여 전력 설비도 보강했습니다. 경찰서와 산림청 사무소를 새로 짓고, 스님들의 거주 공간도 만들어 기부했습니다. 무엇보다 100명 이상의 미얀마 현지인에게 새 일자리가 생겼죠.”
스카이아시아는 케이블카 운영으로 연 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. 4~5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리란 판단이다. 쉴 만도 한데 유 회장은 곧 스리랑카로 건너간다. 관광지구인 캔디에 케이블카를 짓기 위해서다. 현재 최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. 유 회장은 “곧 칠순이지만 열정은 아직 20대”라며 “사업계획서를 들고 더 많은 나라의 문을 두드릴 것”이라고 말했다.
짜익티오(미얀마)=글·사진 장원석 기자 jang.wonseok@joongang.co.kr